갑자기 왜 축구 멘트냐고 물어보시는데… 원래 학교에서 기자로 활동하면서 영화 관련 글이나 스포츠 관련 글들을 많이 썼어요. 다른 축구광들만큼 뛰어난 지식은 없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해외 축구에 입문한 지 10년째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반년전에쓴문장의아카이빙정도만생각하시면될것같습니다. 참고로 저는 축구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필자는 첼시 FC 팬임을 밝힙니다.*** Blue is the colour ~

2021년 5월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의 대결은 말 그대로 세간의 화제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시대를 풍미하는 명감독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 대한 다양한 비판 중 하나인 명장병이라는 가상의 병이 다른 경기도 아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졌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명장병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말 그대로 축구 전술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이끌어간 감독이다. 그가 2008년부터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짧은 패스를 기반으로 극도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전술은 티키타카라는, 정작 창시자는 티살람만큼 싫어하던 하나의 신드롬을 낳았고 이후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라는 각국을 대표하는 유수의 클럽을 거치며 끊임없이 발전하고 증명했다. 그런 그도 피할 수 없는 비판 중 하나가 우승을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야 하며 이른바 월드클래스라고 불리는 선수들 없이는 우승할 수 없다는 비판이다. 그의 경력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약 26년을 장기 집권하면서 적은 투자와 변화하는 시대에도 살아남아 성공 가도를 달려온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의 위상을 공고히 함으로써 더 자주 언급되지 않을까 한다.

전설이 되어버린 그때 그 시대의 바르샤 드림즈든 그의 축구가 높은 수준의 전술 이해력과 공을 컨트롤하는 기술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호흡을 맞춰 완성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이를 막을 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시대를 앞서갈 전술혁명가의 숙명인가. 대중은 그가 간단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사실 그것이 많은 문제 삼았다 특히 챔피언스리그 같은 토너먼트에서 그 문제점이 드러났으나 수년간 토너먼트의 중요한 기점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해괴한 전술을 들고 나와 대회에서 탈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위로는 재작년 코로나전에서 벌어진 리옹과의 맞대결은 팬들 사이에서 가장 긴장한 경기였던 것 같다. 사람들은 몇 년째 계속되는 그의 해괴한 판단에 명장병이란 용어를 계속 만들며 그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망의 2021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바르셀로나 이후 10여 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올랐고 그 순간은 말 그대로 우승 적기였다. 바르셀로나 이후 첫 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하는 그로서는 개인적인 이유로나 맨시티라는 팀 사정으로나 무조건 이겨야 하는 매치였다. 그리고 결승까지 가는 토너먼트에서 지금까지의 명장이 없다는 사실에 팬들은 드디어 때가 됐다고 믿고 있었다. 어떤 이는 여태껏 병이 도지지 않았으니 결승 무대가 바로 병이 재발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문제는 그 장난이 사실로 눈앞에 나타났다. 그날 펩 과르디올라가 제출한 선발 명단은 이랬다.

사진은 실제 라인업과 무관하게 골키퍼 에델슨
DF 카일 워커 후벤 디아스 존 스톤스 올렉산드르 진첸코
미드필더 일카이 균도안 케빈 드 브라이나필 포덴
포워드 리야드 마레즈라힘 스털링 베르나르도 실바
정말 대혼란이었다. 첼시 팬도, 맨체스터 시티 팬도 모두 이상한 라인업이었다. 미드필더 일루카이 균도안의 배치가 큰 문제로 지적됐다. 당시 맨체스터 시티는 일카이 균도안을 펄스나인에 활용해 공격적으로 배치하는 변화를 시도했고 실제로 균도안은 다양한 경기에서 다수의 득점포를 올리며 활약했다. 그러나 이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균도안을 중앙 미드필더 3명으로 구성하는 역삼각형 끝에 있는 피보테 자리에 배치했다. 누가 수비를 하느냐 쟤가 왜 저기에 서느냐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에 관한 저서를 읽은 사람으로서 펩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 이상하지 않은 라인업일 것 같았다. 모든 이야기는 그의 바이에른 뮌헨 시대를 모두 담은 과르디올라 컨피덴셜이란 책에서 시작한다.

과르디올라 컨피던셜 해당 책을 통해 우리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술철학을 몇 가지 알 수 있는데, 그 가운데 당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의 라인업을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는 다음과 같다.
1페브는 스스로 매우 중앙지향적이고 가장 공을 차는 선수가 중앙에 밀집해 있을 때 성공적인 축구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윙백이 중앙지역에 합류하는 방식이 이 철학에서 차용)
투팝은 패스를 무척 좋아하며 그만큼 점유율을 중시한다.다만 단순히 시장점유율을 높게 유지하는 U자형 빌드업이 시작됐을 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분개한다.그는 포지션 플레이가 곁들여져 창의적인 움직임과 패스를 바탕으로 팀 전체가 전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
3펩은 수비형 미드필더에 해당하는 피보테 자리에 단 한 명의 플레이메이커를 두는 것을 선호하는데 이는 자신의 선수시절 경험에 기인한다.
4페브는 생각을 너무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실제로 경기 후 그가 후회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하던 대로 해야 했구나’라고.
중요한 것은 1번부터 3번까지 이어지는 그의 전술적 철학이다. 경기 전 그는 이미 인터뷰를 통해 해당 전술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고, 기본적으로 위에 언급된 3가지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축구를 대변하는 3가지 원칙과 같은 것이다. 뮌헨에서 숱한 부상 속에서도 단행한 모든 전술 변화도 결국 위와 같은 방식의 축구를 잘 해내기 위한 노력의 하나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이라는 중요한 매치에 귄도안이라는 가장 폼이 좋은 선수를 피보테 자리에 배치했다고 볼 수 있다.

펩은 경기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수비수 퍼디낸드를 만나 인터뷰했는데 첼시가 왜 축구를 잘하는가라는 내용에 대해 짧은 시간에 그의 아이디어를 낸 적이 있다. 그는 투헬의 첼시를 극찬하며 공을 가지고 뛰는 팀을 만나기는 매우 힘들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자신과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팀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그 팀은 상승세이고 자신이 어떻게든 우위에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더욱 공을 찰 선수들을 중앙에 배치해야 한다고 믿은 것은 아닐까. 한마디로 세상이 비난한 결승전의 선발 라인업은 사실 철학 그 자체였던 것이다. 실제로 첼시의 데이비드 투헬 감독은 결승전 후 그가 상대한 맨시티에 대해 매우 공격적이고 전술적이어서 공을 빼앗는 데 어려움을 느꼈다고 말했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 과르디올라의 철학은 경기장 위에 어느 정도 구현되어 있었던 것이다.
만약 이 가정이 맞다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다음 논리 전개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첫째, 중앙에 최고의 선수들을 앉힌다. 둘째, 공을 가지고 종횡무진하며 자신의 철학에 맞는 축구를 할 수 있다면 셋째, 첼시가 중앙이든 측면이든 역습할 기회 자체를 차단할 수 있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은 머릿속에서 반짝이는 수많은 아이디어에 눈을 빼앗겼고, 정작 한 축구팬도 인지하는 간단한 사실 몇 가지를 잊은 게 아닌가 싶다. 누가 수비를 할 거냐, 저 선발 라인업에서 어떻게 첼시의 역습을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리 공을 잘 찼다고 해도 시즌 내내 선 적이 없는 자리에서 특정 선수를 플레이시키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에 대한 의문이 가장 크다. 그리고 실제로 균도안은 경기 내에서 포지셔닝 미스가 발생했고 그 덕분에 첼시는 맨시티에게는 치명적인 역습을 감행할 수 있었다.

전성기엔 포르투에서 챔피언스 우승을, 인터밀란과 트레블을 이룬 우리의 무바지의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과거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모리뉴 감독이 가장 잘 알고 있는 것을 등한시했는지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토너먼트의 특징은 사실상 아무리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최고의 모습 최고의 모습으로 싸웠을 때 승산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맨시티는 그날 그들이 보여준 최상의 것을 그라운드 밖에 두고 나왔다. 자신의 철학에 대해 지나치게 확신한 과르디올라 감독의 판단 착오로 보는 것이 모두의 눈에는 타당한 상황이다.
필자는 첼시 팬이지만 펩 과르디올라라는 감독을 무척 좋아한다. 정말 축구라는 스포츠에 열중하고 있고 무엇이든 수준만 올라가면 하나의 예술이라고 느끼듯이 축구를 예술의 차원으로 이끌 수 있는 몇 안 되는 천재 감독이라고 생각한다. 뮌헨에서의 그의 모습은 실패라고 하지만 잉글랜드에 와서 그 조야였던 리그에 자신의 색깔을 녹여 리그를 석권한 것을 보면 그는 보통내기가 아니다. 그래서 그가 다시 한번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자신의 빛나는 철학과 함께 하는 것을 보고 싶다. 조세 모리뉴 감독이 주장한 우승 못할 시인들의 완벽한 답례다.

마지막으로 사랑합니다 투버지
